[박주훈의 퍼블리셔를 위한 마케팅 에세이] 독자는 어떤 키워드로 내 책을 찾을까

[박주훈의 퍼블리셔를 위한 마케팅 에세이] 독자는 어떤 키워드로 내 책을 찾을까
2017년 3월 17일 kpm21
In 저널

검색광고 사이트를 잘 써먹는 방법은 키워드 확인에만 있지 않다. 개인적으로 진짜 백미는 ‘연간 키워드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연관 키워드 중 하나를 클릭해보면 최근 1년의 월별 검색 수 추이와 월간 검색 수 사용자에 대한 성별과 나이 분포를 최근일 기준으로 PC와 모바일로 구분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통계인가.

내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데는 사연이 있다. 마케터 일을 처음 시작하고 어느 정도 감을 익힐 무렵, 가장 큰 갈증이 소비자 데이터였다. 시장조사 자료가 있어야 마케팅 전략이란 걸 흉내라도 낼 텐데 도무지 자료라는 것이 없었다. 온라인 서점 SCM자료는 긁어모으는 것 자체가 곤욕일 만큼 불친절하고, 판매 데이터라는 건 실시간 자료와는 거리가 멀었다. 베스트셀러 순위가 있다고는 하지만 베스트셀러는 후행 지표일 뿐, 선제적 마케팅과 출간 기획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베스트셀러 보고 시장 조사를 해본들 남들 책 따라가기에 급급할 뿐이지 않은가. 그때 내가 찾은 대한민국 전체 이용자의 트렌드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는 네이버 검색 광고 사이트의 연간 키워드 추이였다.

 

 

‘영어회화’의 연간 키워드 추이

 

어학분야 마케팅을 담당했을 때, 이 데이터는 실무에 구체적인 도움이 되었다. 전통적으로 어학도서 마케팅의 시즌은 신학기다. 2월말에서 3월까지다. 보통 그 시기를 맞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프로모션을 한다. 대형기획이 있다면 시기를 맞춰 출간 일정을 잡기도 한다. 그런데 연간 키워드 추이를 보면 영어회화에 대한 검색이 가장 많은 때는 항상 1월이다. 왜 사람들은 1월만 되면 영어회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까. 대충 눈치를 챘을 것이다. 그렇다. 영어는 사람들에게 거의 매년 결심하는 신년 계획 1순위다. 그렇다면 이런 가정이 가능하다. 사람들은 1월에 새 마음 새 뜻으로 올해는 꼭 영어회화를 정복하기로 마음 먹고 각종 정보를 검색하고 책은 3월에 산다는 가설이다. 따라서 3월에 신학기 프로모션을 할 것이 아니라 1월에 영어회화에 대한 마케팅을 실시하는 것이 더 시장에 맞는 전략이 될 수 있다. 사실 이와 같은 근거로 웹 마케팅을 신학기에서 새해로 옮겼을 때, 꽤 유의미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이 데이터들은 생각보다 많은 인사이트를 준다. 영어회화의 키워드 추이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PC보다 모바일에서의 검색량이 훨씬 높다는 점이고, 모바일은 여성을 중심으로, PC는 남성을 중심으로 한 검색 비율이 높다. 이 정도 정보만으로도 영어회화에는 ‘신년 계획’이라는 마케팅 포인트가 존재하고, 모바일 중심의 여성 시장이 강세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게다가 유사 키워드를 보면 ‘토익스피킹’과 ‘영어이름’에 대한 검색량이 ‘영어회화’보다 높다는 점에서 말하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합리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그럼 왜 ‘영어이름’이라는 키워드의 검색 빈도는 덩달아 높아진 걸까. 영어회화 학원을 가려면 보통 영어 이름을 만들게 되어서는 아닐까.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소셜미디어나 블로그에서 좋은 영어 이름 TOP 10 같은 콘텐츠를 만들면 독자 호응이 더 높지 않을까.

내 책에 대한 소비자의 키워드를 확인하는 일은 모든 마케팅 전략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마케팅에 필요한 가장 기본이자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마케팅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주요한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독자가 어떤 책을 원하는지, 독자에게 어떤 메시지로 다가가야 할지 막막하다면, 한 번쯤 출판사 구성원들이 함께 회의실에 모여 키워드에 대해 논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독자는 과연 어떤 키워드로 내 책을 찾고 있는지 말이다.

 

→ <기획회의> 436호에 게재된 [박주훈의 퍼블리셔를 위한 마케팅 에세이 02]  「독자는 어떤 키워드로 내 책을 찾을까」 중 일부입니다. 계속되는 박주훈 스토리웍스 컴퍼니 대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기획회의> 436호를 구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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